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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말하려 했던 것들

- 최대한 -

 

1. 눈물 맺히는 이 찬란한 계절에

 

슈베르트는 거리의 악사에서 마을 어귀에 맨발로 서서 곱은 손으로 손풍금을 돌리는 늙은 악사 앞의 접시는 텅 비어 있고, 아무도 그를쳐다 보지 않는다고 노래합니다. 그는 그 마음을 알고 있었다. 추위와 곱은 손과 외로움에 얼어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스스로 그런 별거벗은 마음이 되어버린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신의 고통과 절망으로 노래하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그의 차갑게 얼어버린 마음에 눈물도 잊은 지 오래인 이웃들을 바라봐야겠다. 이제 눈이라도 소담스레 내려 냉량한 마음이 생기를 얻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시간이 오면 좋겠고, 추운 겨울이 더 춥지 않도록......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절은 빛을 기다리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또한 눈먼 이들의 눈을 뜨게 하신 예수님이  우리의 눈 역시 뜨게 해주시기를 갈망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빛이신 그분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눈먼 것과 마찬가지이고 빛이신 분이 세상에 가져오신 참된 변화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꿈꾸지도 못하고 그 빛 안에서 기뻐하지도 못하겠지요. 때로는 우리 삶이 어둠속에 묻혀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빛은 어둠을 이기고 삶은 찬란히 빛나게 해 주실거라는 믿음을 간구해야 합니다.

성탄절에 우리는 아기 예수님 안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빛나는 구원의 진리를 바라볼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 마음 안에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허황된 욕심과 선입견을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2. 길을 걸었어, 봄이더군

 

봄이면 벚꽃이 핀 것을 보며 그 화사한 아름다움에 기쁘고 즐거워하고 이내 꽃들이 지는 것을 보며 아련한 아픔과 무상함에 슬퍼지곤합니다. 이런 마음은 매년 찾아오는 감기처럼 내년에도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작년까지는 코로나19로 따스한 봄볕을 맞으며  예쁜 꽃들도 맘껏 즐기지도 못하고 올해는 봄 햇살과 꽃구경도 하고 모임도 하고  평소에 만나지도 못했던 분들과도 연락하고 만날수 있어서 좋습니다. 

행복한 날에는 행복하게 지내라 (코렐 7,14)

좋은 것을 누리면서도 기뻐할 줄 모르거나, 행복한 순간에도 그것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이 앞서곤 합니다.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 의 작품 '벚꽃 동산'  마지막 장에 보면 먼 곳의 소리가 마치 하늘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끊어진 줄의 구슬픈 소리가 사라져 간다. 정적이 다가오고, 멀리 동산에서 사람들이 도끼로 나무를 찍는 소리만 들려 온다. 

릴케의 <가을날>에 보면

주여, 때가 왔습니다. 지난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어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명해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날을 베푸시어

과일들의 완성을 재촉하시고,

진한 포도주에는마지막 단맛이 스미게 하소서.

지금 집이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짓지 않습니다.

지금 혼자인 사람은 그렇게 오래 남아

깨어서 책을 읽고, 긴 편지를 쓸 것이며

낙엽이 흩날리는 날에는 가로수길 사이로

이리저리 불안스레 헤맬 것입니다.

 

3. 슬픔을 알아 행복한 이여

 

세계2차대전 때 유대인들은 두려움과 절망속에서 이렇게 기도 했습니다.

나는 태양이 비추지 않는다 해도 태양을 믿습니다.

나는 사랑이 주변에 없는 듯 느껴져도 사랑을 믿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분이 침묵하신다 하더라도 하느님을 믿습니다.

신의 침묵 속에서도 그들은 신앙과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정말 경외한 맘으로 가슴에 새겨봅니다.

 

4. 운명과 대화하는 법

 

개인이 집단에 의해 속절없이 희생당하는 지금, 우리는 시대의 구원을 위한 희망이 개인에게서 시작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고 상실의 고통 속에서 비극을 망각하지 않으면서도 아주 천천히 사랑하며 살아가는 힘을 발견하고 서로를 치유하고 마주하며 손을 잡아주는개인이 바로 세상의 희망이겠지요. 재난의 시대에 막연한 낙관주의가 아닌 진정한 희망을 믿는 개인들이 함께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합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1380~1471)의 ' 준주성범' 에 이런 내용이 있다.

"이곳에서의 너의 삶은 곧 끝날 것이다. 그러니 지금 네가 어떠한 처지에 있는지 살펴보라. 우리는 오늘 살아 있으나 내일 죽으며, 곧 잊혀진다. 오! 사람의 마음은 어찌 그리 아둔하고 완고한가! 지금 순간만 생각하고 장래 일은 미리 준비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네 모든 행동과 생각을 함에 있어 바로 오늘 죽을 것처럼 하고 있어라."   

- 23장 죽음에 대한 성찰 중 3장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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